채용공고의 급여 칸에 「회사 내규에 따름」이라고 적는 관행을 법으로 금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습니다. 통과되면 공고를 내는 모든 기업과 취업포털이 영향을 받습니다.
법안이 무엇을 바꾸는가
개정안은 채용절차법에 제3조의2를 새로 만듭니다. 구인자가 채용공고를 낼 때 업무의 내용, 임금, 근로시간, 그 밖의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지금은 이런 의무가 없습니다.
핵심은 「무엇을 적지 못하게 하는가」입니다. 제안이유는 「회사 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 「면접 후 결정」 같은 추상적 표기를 문제로 지목합니다. 금액 대신 조건을 적는 방식 자체를 막겠다는 것입니다.
제안이유가 근거로 든 수치는 이렇습니다. 2023년 신규 고용보험 가입자 6,083,331명 가운데 547,751명(9.0%)이 입사 후 30일 안에 퇴사했습니다. 매출 500대 기업 입사자의 16.1%가 1년 안에 퇴사했고, 사유 1순위는 「더 좋은 근로조건으로 취업」이었습니다. 2024년 8월 취업준비생 설문에서는 「초봉 및 연봉 수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9%였습니다.
숫자가 엇갈리는 이유
임금 기재율을 두고 7.8%, 40%, 92% 같은 서로 다른 숫자가 돌아다닙니다.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무엇을 「기재」로 세는지가 다릅니다.
| 세는 방식 | 결과 |
|---|---|
| 급여 칸이 비어 있지 않은 공고 | 높게 나옵니다. 「회사 내규에 따름」도 칸은 채워져 있습니다 |
| 금액을 숫자로 제시한 공고 | 낮게 나옵니다. 헤럴드경제 분석의 7.8%가 이 기준입니다 |
| 금액 범위·하한을 제시한 경우까지 포함 | 중간값이 나옵니다 |
표본도 다릅니다. 7.8%는 잡코리아 신입·인턴 채용관 103건을 본 수치입니다. 경력직이나 현장직을 포함한 전체 채용시장의 수치가 아닙니다. 기사를 인용할 때는 분모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참고로 「임금 명시 비율 40%」라는 수치가 인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2026-10-11 기준으로 그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법안 제안이유에도 그 수치는 없습니다. 확인되면 이 글을 갱신하겠습니다.
공고를 내는 쪽에 무엇이 달라지는가
법이 통과되면 달라지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고 작성 단계에서 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지금은 면접 때까지 미룰 수 있지만, 명시 의무가 생기면 공고를 올리기 전에 내부에서 임금을 확정해야 합니다. 직급별·경력별 임금 기준이 문서로 없는 조직은 이 단계에서 멈춥니다.
둘째, 취업포털도 의무를 집니다. 3법 중 직업안정법 개정안은 포털에도 명시 의무를 지웁니다. 포털이 입력을 강제하면 기업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준비
- 직군별 임금 범위를 문서로 만듭니다. 하한과 상한, 그 사이를 가르는 기준(경력 연수·자격·직무 난이도)을 적습니다. 공고마다 다시 논의하지 않게 됩니다.
- 범위로 적는 연습을 합니다. 법안은 금액을 하나로 못 박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3,800~6,000만원」처럼 범위와 그 기준을 함께 적으면 명시 요건을 채우면서 협상 여지도 남습니다.
- 최저임금 대조를 공고 단계로 당깁니다. 명시 의무가 생기면 적어 놓은 금액이 곧 근거가 됩니다. 최저임금 미달이 공고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 차별 표현을 함께 점검합니다. 임금을 성별로 나눠 적는 표기는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제8조에 걸립니다. 금액을 적기 시작하면 이런 표기가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링플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링플에서 공고를 등록할 때 급여는 필수 항목입니다. 금액·단위(시급·월급·연봉)·세전 여부를 나눠 받습니다. 최저임금 미달은 입력 화면에서 한 번, 저장 직전에 한 번 더 걸러냅니다. 화면을 우회해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2026-10-11 기준 게시 중인 실제 공고 25건을 전수로 보면 금액 숫자가 있는 공고는 20건입니다. 「협의」라고 적은 5건 가운데 4건은 괄호에 「5,500~6,000만원+」처럼 범위를 함께 적었습니다. 금액을 전혀 알 수 없는 공고는 5건입니다.
표본이 25건으로 작고, 비교 대상인 7.8%가 신입·인턴 공고만 본 수치라는 점은 함께 밝힙니다. 직군 구성이 다르면 기재율도 다릅니다.
남은 5건은 과제입니다. 급여를 필수로 받고 있어도 「경력에 따른 협의」처럼 금액이 없는 문장이 통과됩니다. 금액 형식을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정리
법안은 2025-02-11 발의 후 공포 전입니다. 통과 시점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동의를 표했고 같은 취지의 법안이 추가로 발의된 상황이라, 공고에 금액을 적는 방향 자체는 되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준비의 핵심은 공고 문구가 아니라 임금 기준표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금액을 적을 수 없고, 기준이 있으면 공고는 그것을 옮겨 적는 일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