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돌봄은 이제 모든 가정의 문제인데 — 정작 간병인과 가사도우미, 산후도우미가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공급되는지는 데이터로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그 공급망의 실체가 유료직업소개소 명부 안에 있습니다. 1편에서 전수 분석한 고용노동부 명부(2025-10-31 기준, 16,288곳)에서 돌봄 관련 간판을 내건 1,730곳을 추려 지도를 그렸습니다.
1. 돌봄 축의 세 갈래
간판을 읽으면 세 개의 시장이 보입니다. 간병(환자·노인 곁의 24시간 노동), 파출·가사(가정의 청소·살림), 그리고 '친정맘'·'아이맘케어'류의 산후·육아 돌봄. 각각 고객도, 일하는 사람도, 지역 분포도 다릅니다.
2. 파출은 수도권 현상이다
파출·가사 소개소 615곳 중 577곳(93.8%)이 경기·서울·인천에 있습니다. 시군구 상위를 보면 수원(98)·고양(60)·성남(43)·안양(34)·부천(32)·용인(27) — 아파트가 밀집한 경기 신도시 벨트가 사실상 전부입니다.
맞벌이 밀도가 높고, 지불 능력이 있고, 아파트 단지로 수요가 뭉쳐 있는 곳 — 파출 소개소는 철저히 그 시장 논리를 따라 서 있습니다.
3. 간병은 병원 곁에 산다
간병은 정반대입니다. 수도권 비중이 31%에 그치고, 시군구 1위는 창원(47곳), 이어 수원(26)·영등포(22)·진주(21)·광주 북구(19)·여수(19) 순. 대형·거점 병원이 있는 지방 도시마다 병원 앞 간병 생태계가 형성돼 있습니다. 시도별로도 경남(92)·경기(88)·서울(72)·광주(69)·전남(60)으로, 인구 대비 호남·경남의 밀도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광주는 전체 소개소 413곳 중 돌봄 간판이 84곳, 20.3%로 전국 1위 — 다섯 곳 중 하나가 돌봄을 잇는 도시입니다.
4. 늙는 곳과 돌봄을 파는 곳이 다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서 65세 이상 비중은 비수도권(22.4%)이 수도권(17.7%)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민간 돌봄 소개망은 광주·부산 같은 대도시를 빼면 도시에 집중돼 있고, 고령화가 깊은 충북·경북·전북·강원의 돌봄 간판 비중은 2~5%에 그칩니다.
소개소 수가 곧 돌봄 공급량은 아닙니다. 군 지역은 요양보호사 제도·공공 채널의 비중이 크고, 간판 없이 돌봄을 알선하는 소개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민간 유료 소개망'이라는 인프라 층위에서 보면, 돌봄 수요가 깊어지는 지역일수록 그 층이 얇다는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 돌봄 인력난이 지역 문제가 되는 구조적 배경입니다.
5. 시사점
- 간병·돌봄 인력의 실제 유통망은 1,700여 개의 소개소다. 플랫폼·앱이 아직 못 닿는 이 시장에서, 인력 확보는 곧 소개소망 확보다.
- 돌봄일수록 검증이 무겁다. 환자·아이·가정을 맡기는 일인데, 1편에서 본 것처럼 이 업은 개·폐업이 잦다. 등록·영업 상태와 자격의 확인이 서비스 품질의 출발점입니다.
- 얇은 지역이 곧 기회다. 고령 비중은 높은데 민간 소개망이 얇은 지역 — 돌봄 매칭의 다음 시장은 서울이 아니라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데이터 출처·방법론 — 고용노동부 「국내 유료직업소개사업소 현황」(공공데이터포털 15068777, 2025-10-31 기준) 16,288행 전수 집계 중 돌봄 키워드(간병·파출·가사·케어·맘·돌봄·시터·요양·실버) 포함 1,730곳(중복 제거). 사업장명 문자열 기준이므로 간판과 실제 업태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령 인구 통계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2024-12, 65세 이상 20.0% — 초고령사회 진입). 본 시리즈 「노동시장 데이터」는 공공·자체 데이터의 원본 집계만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