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직 공석에 지원자가 없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인사팀은 이를 책임 회피로 해석하지만, 승진 전후 보상을 비교하면 후보자가 계산할 근거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조사가 꼽은 기피 이유는 스트레스·책임·근로시간이고, 그중 회사가 금액으로 조정할 수 있는 항목은 보상입니다.
이 비교에서 잘 확인하지 않는 항목이 하나 있습니다. 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입니다. 직책이 올라갔다고 자동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맡은 업무가 근로기준법 제63조의 관리·감독 업무에 해당할 때 법정 지급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보상 설계로 보전하지 않으면 지급액이 그만큼 줄어든 채로 남습니다.
1. 76.7% — 관리직을 원하지 않는다는 대답
일본 아데코가 2026년 3월 일반사원 800명과 관리직 600명, 모두 1,400명에게 물었습니다. 결과는 한 방향으로 모였는데요.
'어느 쪽인가 하면'을 뺀 강한 거부만 세어도 41.8%입니다. 열 명 중 넷은 유보 없이 싫다고 답한 것이죠.
이유를 보면 그 계산의 내용이 드러납니다.
상위 세 항목이 모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나가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책임·시간 — 전부 후보자가 내놓아야 하는 몫이죠. 무엇을 받게 되는지는 상위권에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2. 당사자도 같은 답을 합니다
회사가 기대고 싶은 반론은 이겁니다. "막상 해보면 다르다." 그런데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은 답이 그 반론을 지웁니다.
바깥에서 본 인상과 안에서 겪은 경험이 11.8%포인트밖에 벌어지지 않습니다. 겪어 본 쪽이 12%포인트만큼만 덜 부정적이었다는 뜻이죠. 관리직 기피는 적어도 오해만은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어떤 조건이면 관리직을 맡겠는가'를 물었더니 급여·상여의 대폭 인상이 69.7%로 1위, 근로시간의 적절한 관리와 감축이 42.1%로 2위였습니다. 3위는 직책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35.2%)였습니다. 상위 세 자리가 전부 돈 아니면 시간입니다.
3. 한국에서는 임금역전이 금액으로 보도됐습니다
한국의 2030 직장인 850명에게 물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2025년 5월)에서는 47.3%가 "리더 역할을 맡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불안하다는 응답은 22.1%였죠. 중간관리직을 맡을 의향은 있다 36.7%, 없다 32.5%로 팽팽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인식 조사입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인식이 아니라 금액으로 보도된 자료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공공기관 임원의 보수 구조가 민간 팀장과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이 숫자를 민간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확인해 볼 가설 하나는 남습니다. 승진은 책임을 확정적으로 늘리지만, 보상은 그만큼 확정적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4. 연장·휴일수당이 빠지는 법적 요건
민간에서 그 가설을 가장 먼저 대 볼 자리가 있습니다. 연장·휴일근로 가산수당의 법정 지급 의무가 끊기는 지점입니다.
근로기준법 제56조 제1항은 연장근로에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라고 정합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63조는 이렇게 시작하는데요.
“이 장과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 각 호의 제4호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고, 시행령 제34조는 그 업무를 "사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관리·감독 업무 또는 기밀을 취급하는 업무"라고 못 박습니다. 관리·감독 업무를 맡으면 근로시간·휴게·휴일 규정이 통째로 비켜간다는 뜻입니다. 연장수당도, 휴일수당도 함께 비켜갑니다.
숫자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조문을 한 번 더 읽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제63조가 적용을 제외하는 대상은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야간근로 가산을 정한 제56조 제3항은 그 문언에 들어 있지 않죠. 법제처도 같은 독법을 취했습니다 — 감시·단속적 근로자(제63조 제3호) 사안에서 "야간근로수당은 지급해야 한다"고 회신했습니다(법령해석 15-0344, 2015.7.9). 이 회신의 대상은 제3호이지 관리·감독 업무를 정한 제4호가 아닙니다. 다만 근거로 든 이유는 조문의 구조 그 자체였습니다.
5. 직책명으로 끄면, 그건 미지급이 됩니다
여기서 회사가 가장 자주 밟는 지점이 나옵니다. 보수규정에 "직책수당을 받는 자에게는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 줄 적어 두고, 팀장 발령과 동시에 스위치를 끄는 방식이죠. 대법원은 2024년 4월 12일 선고 2019다223389 판결에서 그 방식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판시사항은 이렇게 정리돼 있습니다. 보수규정이 책임자수당 수령자에게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그중에 법령이 말하는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포함돼 있다면 사용자는 그 근로자에게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가 관리·감독 업무 종사자인가.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렇게 정의합니다.
“회사를 감독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기업경영자와 일체를 이루는 입장에 있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자”
두 가지입니다. 경영자와 일체를 이루는가, 자기 근무시간을 자기가 정하는가. 이 사건에서 회사는 직제규정에 따라 직원을 '책임자'와 '팀원'으로 나눠 두었고, 상무·부장·과장은 책임자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그것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여신·출납 같은 실무를 함께 맡고 있었고, 본점과 분점을 합쳐 직원이 12명인데 그중 8명이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외 근무를 하려면 명령부를 작성해 전결권자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자기 근무시간을 자기가 정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니까요.
6. 승진 전후 실수령액을 회사가 먼저 산출한다
후보자가 무엇을 재는지는 조사가 알려 줬습니다. 돈과 시간이었죠. 정작 그 둘이 승진 전후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회사가 계산해 본 적이 없습니다. 순서를 바꾸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 1승진 전후 실수령을 한 장에 나란히 놓는다기본급·직책수당·성과급만이 아니라 사라지는 연장·휴일수당까지 넣어 세후 금액으로 비교합니다. 이 표를 못 만드는 회사는 후보자가 무엇을 보고 거절했는지 끝내 알지 못합니다.
- 2직책자의 관리감독자 해당 여부를 개별로 판정한다직급표가 아니라 담당 업무의 내용과 성격, 상급자의 감독 정도, 근무시간 재량으로 가립니다. 대법원 2019다223389가 파기환송한 이유가 이 개별 심리를 건너뛴 것이었습니다. 해당하지 않는데 수당을 끊고 있었다면 미지급분 처리를 노무 검토에 올립니다.
- 3감소분을 기본급 인상 말고 다른 항목으로도 메울 수 있는지 본다직책수당·비과세 항목·복지까지 놓고 어느 조합이 같은 예산에서 세후 체감을 크게 만드는지 계산합니다. 항목마다 과세 요건과 임금성 판단이 달라 세무·노무 확인이 선행입니다.
- 4관리직을 유일한 상승 경로로 두지 않는다아데코 조사에서 관리직을 맡겠다는 조건 1·2위는 급여 인상(69.7%)과 근로시간 관리(42.1%)였습니다. 그 둘을 줄 수 없다면, 관리직을 거치지 않고도 올라가는 전문가 경로를 따로 엽니다.
관리직 기피를 세대 특성으로 설명하면 대책은 교육과 설득에 머무릅니다. 승진 전후의 보상과 근로시간을 숫자로 확인하면 회사가 직접 조정할 항목이 나옵니다.
시작은 재는 일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팀원이 팀장이 될 때 실수령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그 팀장이 법적으로 관리감독자가 맞는지 — 이 둘이 처방보다 먼저 확인할 자리입니다. Linkple은 직책자 보상 구조 진단과 총보상 설계, 임직원 복지까지 중소·중견의 인사 제도를 함께 짜는 HR 파트너입니다.
“관리직의 책임을 줄여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에 맞는 보상 수준은 회사가 정할 수 있습니다.
”
이해관계 고지: 이 글을 발행하는 링플(Linkple)은 채용·HR 플랫폼과 인사 컨설팅을 준비하는 사업자입니다. 이 글의 보상 설계 권고는 저희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제63조 해당 여부 판정과 실제 지급 변경은 독립된 노무·세무 검토를 거치십시오.